지인의 지인이 미얀마 사람인데, 대화를 하던 중 성(姓)이 뭐냐는 질문을 했고 미얀마는 성(姓)이 없다는 대답을 받았다고 한다. 관습처럼 사용했던 성(姓)이 없다니. 해외에 나가도 family name은 다들 당연하게 사용한다. 성(姓)이 없으면 대체 이름의 형태가 어떻게 구성되는 걸까?
오늘의 궁금증
#3
우리나라는 관습처럼 아빠의 성(姓)을 따른다. 엄마의 성도 따를 수 있지만 이혼이나 사망 등의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혼인신고 시에 미리 합의를 하고 서류작성을 해야만 가능하다. 부성 원칙이라니 21세기에 아주 뒤처진 관습이 아닐 수 없다.
서양의 경우 혼인을 하면 여자가 남자의 성을 따라 아예 성씨를 바꾸는 일도 발생한다. 대체 성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까지 하는걸까? 세계적으로 성(姓)이란 나의 뿌리, 나의 정체를 증명하는 수단 중에 하나가 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보편적인 규칙을 깨는 나라가 있다니, 바로 미얀마다.
미얀마는 모계나 부계의 성을 따르지 않는다. 성이 없는 대신에 엄마나 아빠의 이름을 넣어 짓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 딸은 아빠의 이름을, 아들은 엄마의 이름을 넣어 짓는다고 한다.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닌지라 요즘에는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엄마의 이름이 '봉미선'이라면 내 이름을 '짱아미선'이라고 짓기도 하고 '미선짱아'라고 짓기도 하고 그냥 '짱아'라고 짓기도 하는 것이다.
미얀마의 이름 짓는 방식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데 미얀마의 국교인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여러개의 사찰이 모여 하나의 큰 사찰을 이루고 있는 곳의 이야기였는데, 그곳에서는 자신이 태어난 요일을 상징하는 동물상에게 기도를 올린다. 그걸 보면서 "자기가 태어난 날짜는 알아도 요일까지 아는 사람이 있나?" 싶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미얀마는 이름을 지을 때 요일을 집어넣는다고 한다. 뭐 저런 사찰이 있지 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십이지신, 1년 단위로 태어난 해에 따라 '띠'가 정해진다. 그런데 미얀마에서는 요일에 따라서 자신을 상징하는 동물이 달라진다.
미얀마는 전통적으로 8개의 요일을 사용하다가 지금은 서양 달력에 맞춰 7개의 요일을 사용하는 대신에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오전), 수요일(오후),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이렇게 8개로 상징동물을 나눈다.
월요일은 호랑이, 화요일은 사자, 수요일(오전)은 상아가 있는 코끼리, 수요일(오후)은 상아가 없는 코끼리, 목요일은 쥐, 금요일은 기니피그, 토요일은 용, 일요일은 가루다(미얀마 신화 속의 동물) 이렇게 나누어져 있고 이 상징 동물에 따라 이름에 집어넣는 음절이 달라진다.
월요일 : 킨, 쿄, 응웨
화요일 : 샨, 수, 죠
수요일 : 예, 인, 야민
목요일 : 묘, 표, 바
금요일 : 뚜라, 한, 탄
토요일 : 틴, 투웨이, 난다
일요일 : 아웅, 에, 온
세 가지씩만 적었는데 요일을 상징하는 음절은 이것 말고도 많다. 이름에 꼭 요일을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요일을 사용해서 이름을 짓고 있다고 한다. 성이 없는 대신에 요일로 나를 상징하는 미얀마의 문화가 낯설면서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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